엄마의 외도 그리고 나 - 단편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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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잤는지 일어났더니 밖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여전히 엄마는 내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내품에 안겨 잠들은 엄마의 모습은 소녀같았다. 나는 한동안 엄마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상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여름을 지나서 이제 1달 정도면 가을로 접어들 시기였다. 난 그동안 지나왔던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시작은 엄마의 부정한 일부터였다.



그리고 은하와의 일 그리고 은하와의 갈등 그리고 다시 엄마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항상 내 옆에 엄마가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은하와 첫관계를 가진날도 엄마가 봤었다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혹시 처음부터 엄마와 이런것을 꿈꾸고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 내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는 이미 엄마를 여러차례 범했는지도 몰랐다. 단순하게



욕정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에서 비롯된 생각일수 있었다. 엄마와 관계를 가진후에 찾아올 어색함이랄까? 두려움 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앞으로 내가 지켜줘야 될 사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다시 엄마를 쳐다보았다.



엄마의 얼굴위로 아빠의 얼굴이 겹쳐지고 있었다. 만약 아빠가 이 일을 아시게 되면 어떤 기분이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용서받을수 없는 일이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엄마와의 관계를 없던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나도 내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수가 없었다. 아니 모르고 있다는게 정답일것 같다. 아무튼 복잡하지만,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엄마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러자 엄마는 몸을 뒤척였다. 그리고 잠시후에 눈을 뜨셨다.



"언제 일어났어?"



"응, 방금전에"



"응, 그런데 지금 몇시니?"



"글쎄,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어두워 진거 보니까 꽤 늦은거 같은데 너 배 안고파?"



"응, 괜찮아"



"잠깐만 기다려 엄마가 얼른 차려줄께"



"천천히 해. 엄마 자는 모습 소녀같더라 하하"



"어머, 놀리지마"



"아니야, 정말로 소녀같았어"



그러면서 나는 엄마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엄마는 살짝 웃음을 만드셨다.



"어색하지 않지?"



"응, 복잡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은거 같아"



"그래, 엄마도 행복하다, 하지만 아무때나 그러면 안된다는거 알지?"



"그럼, 걱정하지마"



"그래, 그리고 아빠에게는 절대로 이상한 표 내면 안돼, 알았지?"



"그래, 아빠 얼굴보는것이 죄스럽긴 하지만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아야겠다, 하하"



"호호"



"그리고 엄마, 엄마가 다시 여자로서 행복을 찾은거 같아서 기분좋아. 그리고 그것을 내가 해줬다는게 기뻐"



"아들, 그런말도 할줄 알아?"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난 우리가족 모두가 행복하길 바래, 아빠가 참 불쌍해보여, 아빠에게도 지금보다 더 잘해드릴거야"



"그래, 엄마도 그럴거야"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다. 누구에게도 동정받을수 없는 짓을 지은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였다. 마냥 행복한 모자의 모습이었다.



이럴수 있는 내 자신이 신기하게 생각됐다. 하지만 다시는 이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답이 없는걸 알고 있기에......



어느덧 엄마와 관계를 가진지 1주일이 흘러갔다. 그동안 우리들은 다시 예전의 모자관계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항상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봐주셨다. 어느날 은정이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혁아 뭐하니?"



"그냥 집에 있는데요, 잘지내죠?"



"응, 오늘 뭐할거니?"



"특별히 할일은 없는데 왜요?"



"그럼 오늘 나랑 저녁먹을래?"



"괜찮긴 한데 아빠가 미국 가셔서 엄마가 혼자계시거든요"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나중에 보자, 그리고 전화두 하구 그래라, 맨날 나이먹은 누나한테 하게 만들지 말구 알았지?"



"네, 그럴께요"



"그럼 잘 있어"



"네, 누나도 잘 지내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사실 나가도 되었지만 은정이 누나를 만난다는게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아니 은하를 떠올리는게 부담스러웠다.



아마도 당분간은 만나기 쉽지 않을것 같았다. 한동안 전화를 들여다 보다가 문득 아직도 은하번호가 내 헨드폰에 저장되어 있다는걸 생각해냈다.



은하의 번호를 올려보았다. 내가 은하에게 전화를 해본것이 3년정도 되었다는게 떠올랐다. 나는 은하번호를 삭제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을 떨쳐내고 있었다.



"아들 밥먹어 뭐하고 있었어?"



"응 , 아무것도 안했어"



"그래, 어서 내려가자 밥먹게"



"응"



그렇게 또 다시 따르게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빠가 미국에서 돌아오시고, 나도 복학준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복학을 했다. 그리고 나는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잘하는것은 공부 뿐이여서 그런지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학교생활에 바쁜 날을 보내는 어느날 선배가 나를 불렀다. 의대 괴짜라는 선배였다. 집안도 괜찮은걸로 들었는데 하고 다니는것은



거지와 흡사했다. 그리고 별명이 빈대로 통했다. 김효중이라는 이름은 누구도 부르지 않았다. 빈대선배 빈대 이게 지금의 그 선배 명칭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잘생긴 편이었다. 키도 크고 그런데 머리는 길어서 어깨까지 내려오고 있었고, 머리를 잘 감지 않았다. 이유는 머리가 너무 길어서



빨기가 귀찮다나 하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선배 무슨일이세요?"



"너 소개팅 한번해라"



"네? 갑자기 무슨 말이예요?"



"야, 이 선배 용돈과 밀접한 상관이 있으니까 소개팅 한번만 해라,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죽이는 여자애야"



나는 선배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정말로 웃겼다. 느닷없이 찾아와서 소개팅을 하라고 하고 이유가 자기 용돈 때문이라고 말하는 선배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맨입으로는 안되겠는데요?"



"뭐? 야~~이놈 보통놈이 아니네, 임마 빈대한테 뭘 바라는데?"



"선배가 사준 밥 한끼 얻어먹으면 생각해 볼께요."



"밥? 임마 내가 돈이 어디있냐?"



"싫으면 말구요"



"아 알았다. 가자"



나는 선배를 따라서 갔다. 그런데 선배는 식당으로 들어가는것이 아니라 어느 가정집 같은곳으로 들어가는것이었다.



"아줌마 저 밥좀 주세요"



"아니 웬일이야? 그런데 저 학생은 누구야?"



"네, 학교 후배예요. 이놈이 돈이 떨어져서 밥을 못먹었다구 해서 데리고 왔어요. 임마 인사해 하숙집 아주머니야"



"네,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잘 생겼네 호호"



나는 황당하기 이를때 없었다. 세상에 밥을 사달라고 하니까 하숙집으로 데려온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고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 선배가 말하는 사람과 토요일날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토요일이 되었다.



나는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런데 약속장소에서 김희정 그녀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네, 오랜만이예요."



"그런데 여기는 무슨일로?"



"네, 누구 만나러 왔어요"



"수혁씨는 무슨일로 오셨어요?"



"네, 저도 누구를 만날려구 왔읍니다."



"누구를요?"



"사실은 선배가 소개팅하라고 사정을 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나오게 되었네요. 그럼 저는 이만"



"푸훗"



그녀가 그렇게 웃었다. 나는 내 말이 우스워서 그런가부다 하고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그 선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20분 정도 지났을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선배 전화번호라도 알면 해볼건데 전호를 안물어본게 후회가 됐다. 그러구 있는데



김희정 그녀가 나에게로 다가와서 내 앞에 앉았다.



"김효중씨가 선배 맞죠?"



"어떻게 그걸?"



"호호호, 제 오빠예요. 그리고 소개팅 상대가 저구요. 호호호"



"네? 그럼 왜 아까 말하지 않았어요?"



"여자가 먼저나와서 기다리는거 자존심 상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모른척 했죠 기분 상했어요?"



"아니예요. 그런거 그런데 의외군요, 효중선배 동생이라니"



"의대다닌다구 그래서 연락처 안물어본거예요, 아무리 같은 학교라도 만나는거 쉽지 않잖아요"



"네, 그랬군요."



"우리 너무 어른흉내 내는거 아닌가?"



"네?"



"나이도 같은데 그냥 편하게 말하면 안될려나~~~요"



"푸하하하"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랜만에 소리내서 웃어보는것 같았다.



"그럼 그렇게 하지뭐 하하하"



"진작에 그랬어야지, 호호"



"그런데 효중선배한테 나 소개팅해달라구 그런거야? 직접오면 되지"



"그냥 재밌잖아. 이렇게 만나는거"



"그거 알아?"



"뭐?"



"수혁씨랑 운전학원 등록날도 같다는거"



"그래? 어떻게 알았는데?"



"봤으니까 알지, 옆에 아름다운 여자분은 어머니?"



"응, 맞아"



"그렇구나 디게 미인이시더라"



"응, 고맙다."



"배고프다 맛있는거 사줘"



"그래, 뭐 먹고 싶은데?"



"알아서 사주면 고맙쥐~~~"



그녀의 밝음에 나까지도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녀와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갈곳을 정하지는 않았다.



나는 근처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와 밥을 먹었다. 그녀는 쉬는 법이 없이 재잘거렸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집이 어디야?"



"잠실, 수혁씨는?"



"방배동"



"부자동네 사네 호호"



"그런데 효중이 선배는 왜 그렇게 하고 다녀? 집도 잠실이라며?"



"그냥 밖에서 혼자사는것이 편하데"



그 말을 하는 그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무엇인가 사연이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더 묻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만 가자 데려다줄께"



나와 그녀는 마치 오래된 친구사이처럼 서로 편하게 대하고 있었다. 그것은 김희정이라는 여자의 분위기 때문일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응, 그래"



그렇게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도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너무도 바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김희정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녀에게서도 연락은 없었다. 그러던 토요일날 저녁에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나야, 희정이"



"그래, 오랜만이다. 잘지냈어?"



"응, 그런데 무슨 남자가 여자가 먼저 전화를 하게 만드니?"



"어? 미안해 조금 바빴어,"



"흥, 나는 뭐 한가한줄 아니?"



"미안하다, 어디냐?"



"알아서 뭐하게?"



할말없이 만들었다.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가만히 전화를 들고 있었다. 불편했다.



"너는 어딘데?"



"응, 집이야"



"지금 나올래?"



"지금? 너무 늦지 않았나?"



"남자가 뭐 저래 이제 8시밖에 안됐구만 싫으면 말구"



"아니야, 나갈께 어딘데?"



"엘루이 호텔 레스토랑에 있어"



"그래,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너 올때 멋있게 하고 와라 알았지?"



"어떻게 입어야 멋있는건데? 나 그런거 잘 몰라"



"바보 알아서 해 멋있지 않으면 쫒아버릴테니까 빨리와"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문득 혼자서 레스토랑에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이시간에 어디가니?"



"응, 친구좀 만나러 일찍들어올께"



"그래,너무 늦지말구 조심해서 다녀와"



"응, 아빠는 샤워하시나보네"



"응"



그렇게 나는 약속장소로 나갔다. 레스토랑으로 올라가자 희정이와 2명의 여자들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들어오는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서와, 인사해 내 친구들이야"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듣던데로 잘생기셨네요.호호"



"네, 감사합니다. 윤수혁입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았다.



"내 남자친구 잘생겼지?"



"기집애, 자랑좀 그만해라, 샘날라고 그런다 호호호"



그러면서 희정이는 내 눈치를 살폈다. 조금은 불편했지만 그자리에서 희정이를 나무라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때쯤



그녀들은 식사를 마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둘이 만났어요?"



"우리에 만남은 운명이랄까? 호호호"



"희정아"



"기집애 조용히좀 해 수혁씨한테 물었지 너한테 물었니?"



"네, 운전학원에서 만났어요"



"호호호, 누가 먼저 접근했는데요?"



나는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자기 체면을 세워달라는듯이.....



"네, 제가 먼저 밥먹자고 그랬어요"



"어머, 그랬더니 저 기집애가 같이 가자구 그래요?"



"아니요, 처음에는 퇴짜를 맞았죠 하하. 그런데 우연히 학교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래서 이렇게 만나는 사이가 됐죠"



"정말 인연인가 보네 호호호 너무 드라마틱할걸 호호"



나는 인연이라는 말에 커피잔을 들고 있었다. 인연이 이런것인가? 한번도 희정이를 여자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학교에서 처음 만났을때도 그렇고



효중선배소개로 만났을때도 그랬다. 그런데 희정이는 마치 나를 자신의 연인인냥 소개를 하고 있었고. 그 친구들은 우리의 만남을 인연이니,



운명이니 하면서 자기들 멋대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웃음이 흘러나왔다. 인연이라는것이 내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것 같았다.



"수혁씨, 우리 나이트 데려가줘"



"뭐? 나이트크럽?"



"응, 싫어?"



"아니, 그것보다 나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말야"



"뭐? 나이트 크럽을 한번도 안가봤다구? 호호호 그 거짓말 정말이야?"



"어머. 정말로 한번도 안가보셨어요? 그럼 친구들하고 만나면 뭐하고 놀아요? 호호 천년기념물 탄생이다 호호"



갑자기 내가 지금까지 잘못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은 모두 신기한 동물을 보는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잠시후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은 벌써 10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호텔 지하에 있는 나이트로 들어갔다.



그곳은 나와는 다른 세계였다. 음악소리외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화려한 조명사이를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스테이지에는



수많은 남녀들이 서로의 몸을 부딫쳐다면 신나게 자기들을 표현하고 있었다. 문득 저 사람들은 창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우리 테이블에 술이 놓여지고 있었다. 우리는 잔을 부딫쳐가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가끔 희정이가 뭐라고 말을 했지만 무슨말인지



잘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희정이도 별로 중요한 말이 아니였는지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있었다. 그리고 희정이와 친구들이 함께 나가서 놀자고 하는걸



나는 자리에 있겠다고 거절을 하고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우리는 꽤 오랜시간 그곳에 있었다. 어느덧 시간의 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꽤 많은 양에 술을 마시고 있었다. 취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희정이와 그 친구들 역시 많은양에 술을 마신듯 취기를 보이고 있었다.



시끄럽던 음악이 끝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스테이지에는 몇쌍의 남녀들이 부등겨안고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저것이 젊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희정이와 친구들이 자리로 돌아왔다.



"수혁아, 우리 춤추러 가자"



"뭐? 나 못춰"



"아이, 그러지말구 나가자 그냥 끌어안고 있으면 되지"



나는 희정이 표현에 약간 놀라고 있었다. 그녀에게 남자와 끌어안고 춤을 추는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듯 싶었다.



"그냥, 술이나 마시자, 서투른춤 추다가 창피당하는것보다 그 편이 훨씬 낳겠다"



"자꾸 그럼 나 다른 남자랑 춘다"



나는 희정이를 올려다보았다. 희정이가 다른 남자랑 춤을 추는거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다른 남자랑 춰 나는 괜찮아"



나는 그 말을 하고 나서 실수를 했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것은 희정이의 표정에 여실이 들어나 있었다.



희정이는 몸을 돌려서 남자들만 온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리고 한남자에 손을 끌고 스테이지로 나갔다. 그리고 끌어안고 춤을 추었다.



희정이 친구들은 어쩔줄 몰라하며 나는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냥 웃을수 밖에 없었다. 희정이가 나에게 원하는것이 뭘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자기 애인이기라도 한것처럼 행동하는 희정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머리가 복잡해질것 같았다. 나는 희정이 친구들에게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하고선



술값을 계산하고 밖으로 걸어아왔다. 술을 마셔서 운전을 할수가 없었다. 나는 호텔주차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어깨를 잡았다.



희정이였다. 나는 놀란 눈으로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희정이는 곧 울것 같은 표정이었다.



"왜, 더 놀지 않고?"



"그렇게 혼자 가는법이 어디있어?"



"미안해, 그런곳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것 같아서 말야"



"그렇다고 내가 다른 남자와 있는것을 보고 어떻게 혼자 가버리는데?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라구?"



나는 그렇게 말하는 희정이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럼 왜 그랬어?"



"뭐가?"



"스스로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왜 다른 남자와 춤을 춘거냐구?"



"수혁씨 그래서 삐진거야?"



"내가 지금 삐져서 너에게 화를 내는것 같니? 우리 그냥 친구 아닌가? 나는 너가 원하는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상대가 누구든지 상관없는걸로 안거야"



"나는 그냥 그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나온거구"



"우리 그냥 친구이상 아니니?"



희정이의 뜻이 분명해졌다. 답답해졌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가만히 희정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얀피부에 꽤 귀여운 얼굴이었다.



나는 이제야 이런걸 느끼는 내가 우스웠다.



"우리 얘기좀 하자"



그리고 돌아서서 걸었다. 희정이도 조용히 나를 뒤따라왔다. 그리고 나는 차에 올랐다. 희정이도 옆에 탔다. 한동안 나는 앞만 바라보다가 담배를



꺼내 피웠다. 많이 피우지는 않지만 가슴이 답답할때 한개씩 피우는 버릇이 생겼다, 담배를 피우는 나를 희정이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까 희정이 앞에서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는것이었다.



"수혁씨 담배피웠어?"



"응, 그런데 많이는 아니구 가끔 피워 피우고 싶을때"



희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남자친구이길 바라니?"



"수혁씨는 아니였는가 보네"



"나 쉬운 사람 아니야, 여자의 실수 같은거 인정해주지도 않고, 이기적이야. 그리고 잘난것도 없는데 나만 생각하길 바라고, 그래도 내가 좋아질것 같아?"



희정이는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우리는 서로 아무것도 모르잖아, 희정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잖아"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잖아, 안그래?"



"그럼 이제부터 알아보고 나서 서로 아니다 싶으면 헤어지고 맞다 싶으면 만나고 뭐 그런건가?"



"아니 꼭 그런거지만......."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자, 그러다가 서로 좋아지면 어쩔수 없는거지만 좋아지지 않아도 친구로 있을수 있잖아"



"나, 너가 생각하는것 처럼 좋은 남자 아니야,이해심도 부족하고 나 밖에 몰라 아마 너도 나에 대해서 알고 나면 실망할거야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지내자"



"내가 마음에 들지 않니?"



"희정아 그런말이 아니야. 나는 나에게 자신이 없어, 그리고 너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고"



"그럼 궁금한거 물어봐, 그럼 되잖아"



"너에 얘기를 듣자는게 아니라, 내가 아는것을 말하는거야"



"내 꼴이 우습다. 수혁씨한테 매달리고 있는거 맞지?"



"희정아, 우리 그냥 편하게 지내자, 안되겠니?"



"그래, 알았어, 나 먼저 들어갈께. 잘가"



그리고 희정이는 차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나는 대리운전을 불러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동안 답답한 가슴을 달랠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났다. 그 동안 희정이는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오는데 희정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잘난 윤수혁씨 어디세요?"



술을 마셨는지 목소리가 약간 꼬여서 나왔다.



"술마셨니? 어디야?"



"어디면 뭐할려구? 와줄려구?"



"어디야 내가 갈께"



"우와, 영광인데 이거~호호호"



"빨리 말해, 어디야?"



희정이는 자기가 있는곳의 위치를 말해주었다. 학교에서 멀지 않는곳이었다. 나는 그곳으로 차를 가지고 갔다. 희정이와 같이 만났던



선영이라고 했는지 선정이라고 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친구하고 함께 있었다. 희정이는 술이 많이 취한듯 보였다.



"어서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언제부터 술마신거예요?"



"모르겠어요. 저두 방금전에 왔어요."



"어 수혁씨가 보이네, 네가 헛것을 보고 있는건가? 헤헤"



"일어나 집에 데려다 줄께"



"됐어, 집에 안갈거야"



"저 수혁씨 저는 이만 가봐야되는데 어떡하죠?"



"네, 걱정마시고 먼저 가세요. 희정이는 제가 집에 데려다줄께요"



"네, 그럼 부탁할께요"



그리고 희정이 친구는 그냥 가버렸다.



"희정아 일어나 집에 가게"



"싫어, 수혁씨나 그냥 가, 집에 가기 싫어"



"어떡할려구 그래?"



"수혁씨가 뭔데 그래? 내 애인이라도 돼? 신경쓰지마 내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잖아"



답답했다. 하지만 딱히 할말도 없었다.



"아줌마 소주한병 더 주세요"



"아니 됐읍니다."



그리고는 희정이를 끌다시피해서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놔, 나 집에 안간단 말야 놔"



"집에 안갈테니까 그냥 차에 타 알았으니까"



"그럼 어디로 갈건데?"



"우리집으로 가자, 우리집은 괜찮지?"



"수혁씨집? 싫어, 이렇게 어떻게 가 싫어"



"그럼 어떻게 해? 어디 갈데 있어?"



"수혁씨는 그냥가 내가 알아서 할께"



"이렇게 술이 취해서 니가 뭘 알아서 해"



순간 짜증이 났다. 내 목소리가 조금 커지고 있었다. 희정이도 내 감정의 변화를 느끼는듯 가만히 있었다.



차을 움직였다. 학교에서 조금 빠져나오자, 모텔의 네온싸인들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중 한곳으로 차를 넣었다.



그리고 방을 잡고 희정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희정이를 침대에 눕히고 나는 이불이 덮어주고 나올려고 했다.



"수혁씨, 그냥 가면 나 다시는 수혁씨 보지 않을거야, 그래도 좋다면 그냥 가"



희정이의 목소리는 더이상 술이 취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니 술이 취한건 분명했다. 하지만 나에게 똑똑히 말하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저런 희정이를 그냥 놔두고 가는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 희정이와 함께 밤을 보낸다는건



내가 원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헨드폰을 꺼내 들었다.



"엄마, 나야"



"어딘데 안들어오구 전화하는거야?"



"응, 학교근처야 그런데 오늘 일이 있어서 못들어 갈것 같아서 미안해"



"아니야, 그런데 안좋은 일이야?"



"아니, 그런것은 아니구 친구한테 일이 생겨서 내일 들어갈께"



"그래, 별일 없는거지?"



"응 아무일 없이 잘자"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다. 피곤했다. 나는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올리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발도 씻었다. 그러자 조금 개운해진것 같았다. 그리고 나가서 다시 의자에 앉았다.



"침대로 올라와"



"괜찮아 신경쓰지말구 어서 자"



"나 아직 씻지도 않았어"



"그럼 어서 씻어"



"나 샤워할거야,"



나는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무슨말을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옷을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거기 앉아서 내 벗은몸 볼거야?"



나는 그럼 어떡하라고 하는듯이 계속 희정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불속에 들어가 있어"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있었다. 희정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이불속에서 돌아가지 못한걸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불편하더라도 참고 있어야했다.



내가 지금 일어나서 나가버린다면 희정이는 가슴에 상처를 받을거라는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은하의 가슴에 준 상처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또 다시 은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문소리가 들렸다.



나는 괜히 긴장하고 있었다. 잠시후에 희정이가 이불을 젖히며 침대로 올라왔다.나는 일어날려다가 놀라서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희정이는 속옷만을 입고 침대에 오르고 있었다.



"그냥 그대로 있어, 나 무지 창피해"



"희정아"



"그냥 아무말도 하지 말아줘 부탁이야"



나는 아무말 없이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희정이도 내 옆에 누워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우리 오빠가 왜 밖에서 그렇게 사는지 물었었지?"



갑자기 희정이가 말을 꺼내고 있었다. 그리고 희정이는 말을 이었다.



"우리 엄마가 재혼해서 새아빠랑 함께 살아 지금"



"우리 아빠는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때 돌아가셨거든, 그러다 우리 엄마가 지금 아빠를 만나서 재혼하셨어, 그것이 오빠 고3 때야"



"처음에는 함께 살았는데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집에서 나가서 혼자살고 있어"



"그런 오빠가 이해돼, 나도 그러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어, 오늘 우리 아빠 제사야"



나는 놀란 눈으로 희정이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밝은 희정이에게 그런 아픔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연민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감정이



느껴지고 있었다.



"제사인데도 상도 못차리고 있어, 흑흑, 우리 아빠는 형제한분 안계시는 외로운 분이셨거든 오빠와 나 말고 이제는 아무도 없어"



나는 가만히 희정이를 안아주었다. 희정이는 내 품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서럽게 울었다. 나는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한동안 흐느껴울던



희정이는 울음을 거두고 얼굴을 들었다.



"나 흉볼거지?"



"아니야, 그런 생각하지마"



나는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는 희정이가 우스웠다.



"나도 수혁씨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 그냥 나도 모르겠어 수혁씨한데 가는 내 마음을 잡을수가 없어"



그리고 다시 내품에 머리를 묻고는 조용해졌다. 희정이는 그렇게 내 품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나는 한동안 복잡한 머리를 달래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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